AI 서비스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사용자의 자세

어느 덧 2023년의 끝 자락에 도달하고 있다.

2023년을 회고해보면 금년의 기술적인 키워드중에서 가장 핫 했던 것은 역시 “인공지능 / AI ” 였던 것 같다.

누구나 ChatGPT 를 한번씩은 사용해보고 활용을 해보는 것 같다. 특히 이번 학기에 대학교에서 강의를 해보니 학생들도 과제, 레포트 등에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나 역시도 인공지능 기반의 서비스들을 잘 활용하고 있는데, 유튜브 자막을 만들어주는 기능과 포토샵의 생성형 채우기 기능을 너무나 잘 활용중에 있다.

Experience the future of Photoshop with Generative Fill
Adobe 포토샵 2024 부터 정식으로 사용이 가능한 제네레이티브 채우기 기능 나의 이미지 편집 생산성을 극도로 올려주고 있다.

해당 기능은 포토샵 2024 버젼 부터 정식적으로 내부 기본 기능으로 추가된 기능인데, 유튜브 썸네일 작업을 하거나 간단한 사진 편집을 할때 너무나도 유용하게 사용중에 있다.

정말로 이 기능이 없던 과거로 돌아간다면.. 상상이 안된다. 실수로 구 버젼 포토샵을 실행시켰을때는 바로 2024버젼으로 돌아가서 실행하게 된다. 생성형 채우기 기능 때문에..

그 밖에도 내가 사용하고 있진 않지만 앞으로 나올 서비스들도 흥미롭게 보고 있는데 그중에서 최근 상당히 재미나게 체험했던 서비는 Soulmachine 이라는 인공지능과 대화를 해보는 서비스도 있었다.

무려 프란시스 은가누와 영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https://www.soulmachines.com/ 서비스

이러한 맥락에서 앞으로 나올 인공지느의 기반의 서비스들이 얼마나 나의 작업 환경, 삶에 큰 도움을 줄지 큰 기대를 갖고 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인공지능을 사용할때 경계해야할 것 같은 부분들도 경험이 쌓이고 있다. 바로 내가 최근 불편함을 겪어봤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기반의 서비스들의 숨겨진 함정.

내가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Chost CMS 에는 Weglot 이라고 하는 외부 서비스를 통해서 포스팅 된 글을 번역해주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당연히 일정 이상은 유료로 사용을 해야하는데, 체험판을 사용해보니 상당히 만족 스러워서, 유사 서비스 중 가성비가 좋은 서비스를 찾아보았다.

conveythis 는 블로그 및 웹 페이지를 자동으로 번역해주는 서비스이다. 서비스 소개 페이지부터 인공지능 스러운 이미지로 되어있다.

실제로 적용을 해보니, 고스트 블로그의 header 부분에 간단한 코드 몇줄을 추가 하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번역 적용이 되어서 아주 손쉽게 영문으로 블로그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었다.

AI 기능을 잘 활용하고 있는 conveythis

해당 서비스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서 자동으로 페이지 번역을 해주고 심지어 구글 SEO 까지 도움을 주는 아주 편리한 서비스 였다.

비록 월 15달라 수준의 돈을 지불해야 하긴 하지만.. 이렇게 번역이 편하고 기능이 좋다면 충분히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의 이러한 만족은 딱 1일만에 와장창 깨져 버렸다.

왜냐하면 내가 구매하고 사용한 스타트업 티어는 15,000 단어의 번역을 지원해준다고 되어 있었는데.. 이 내용이 월별 충전되는 양이 아니었다. 무려, 계정이 유지되는동안 번역이 가능한 총 단어 수이다.

conveythis 서비스의 연간 구독료

그래서 이미 작성한 글이 많았던 나의 블로그를 하루정도 번역하고 보니 이미 15,000단어가 넘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서비스가 중지되었다. (응?)

놀랍게도 이미 번역된 단어들 조차 더 이상 번역 서비스로 제공되지 않았다. 그냥 사용정지가 된 상태.

물론, 티어를 높이면 해결이 되기 때문에, 컨베이디스에서는 나에게 계속 추가 요금을 결제하라고 메일을 날라왔다.

나의 서비스를 잠금 해제 하라고 유도하는.. 그들..

잠시 고민을 하다가 추가 요금을 결제하고 좀 더 편리한 서비스를 써야 겠다. 생각을 했다. 그리고 추가 요금을 결제하자마자 또 엄청나게 번역을 하면서 나의 사용량을 소모하기 시작했다.

물론, 나중에 살펴보니 컨베이디스 내부에는 따로 번역할 글과 번역하지 않을 글을 정리하는 것도 있었고, 번역량이 도달하면 더이상 번역하지 않게 하는 옵션도 저~~기 어딘가에 배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미 인공지능이 알아서 제 멋대로 번역해버린 중요하지 않은 포스팅을 따로 해제 시키는 방법은 없었고, 이대로 가면 또 상위 티어로 결제를 해야지만 해당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즉, 내가 예상 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해당 서비스 사용을 포기하기로 했다.

내가 추가로 결제한 업그레이드 티어는 사용이 거의 안되었기 때문에 바로 취소할 수 있었지만 원래 결제한 내용은 취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고객센터를 통해서 취소를 문의하기로 하였다.

어? 그런데 문의를 하는 곳에도 인공지능이 있네?

help-desk.ai 라는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는 conveythis 의 고객상담 서비스

서비스 운영을 위해서 별도의 인공지능 기반 CS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뭐.. 문의만 잘 들어가면 되겠지 하고 구독 취소 및 환불 요청을 하였다.

하지만 하루를 기다려도 따로 답장이 오는 것도 없고.. 환불도 안되고..

컨베이디스 페이지를 찾다보니, 직접 메일을 보내는 페이지를 찾긴 했는데, 여기도 인공지능 스러운 이미지를 보다보니 뭔가 불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저기요.. 인공지능 아저씨.. 제 의견에 답변좀 해줄래요?

그래서 좀 더 직접적인 환불 방법을 찾기로 고민했고, 결제 내역을 살펴보니 결제는 또 컨베이디스를 통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paddle.net 이라는 다른 서비스를 통해서 결제가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비스의 주체와 결제 서비스 회사가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paddle.net 에 문의를 하자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이 바로 답변을 해주었고, 해당 내용을 컨베이디스에 전달하겠다고 하고 바로 몇시간이 안되서 컨베이디스에서 직접 메일이 왔다.

” 구독 취소할꺼야?”

라고 사람이 확인을 했다. 그래서 구독 취소를 원한다고 하니 바로 구독 취소가 완료되었다는 메일이 왔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구독은 취소가 되고 계정도 사라졌지만.. ( 아예 삭제를 시켜버림 ) 환불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2주일을 기다려도 환불관련 이야기가 없길래.. 다시 paddle.net 에 연락을 했고, 담당자가 확인을 해보겠다고 하고 바로 다음날 환불이 완료됐다.

역시.. 사람이 편하고 빨라..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내가 겪은 해당 이슈의 경우, 컨베이 디스 서비스가 문제가 크다던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도 구술했지만, 나중에 계정의 세부 항목을 자세히 찾아보니 좀 더 효율적으로 번역을 할 수 있는 세부 옵션도 있었고, 사용 제한을 거는 방법도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제대로 잘 안알아보고 덜컥 결제를 해버리고 사용한 내가 문제 일 수도 있다.

또한 나름 깔끔하게 구독 취소와 환불 까지도 완료가 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도 존재는 하는 것 같다.

다만, 마치 결제만 하면 모든게 뚝딱 될 것 같이 보이는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사용할때 우리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沙上樓閣(사상누각)의 의미: 모래 위에 세운 누각이라는 뜻으로,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여 오래 견디지 못할 일이나 물건을 이르는 말.
이미지 출처 : https://wordrow.kr/%ED%95%9C%EC%9E%90/%E6%B2%99%E4%B8%8A%E6%A8%93%E9%96%A3-%EC%82%AC%EC%83%81%EB%88%84%EA%B0%81/

사상누각 이라는 말이있다.

모래위에 쌓은 건물 이라는 말로,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실제로는 엉성한 토대위에 만들어진 것을 비유할때 많이 쓰이는 말이다.

내가 이번 일을 겪으면서 느끼는 감정이 이러한 것 같다.

결국 서비스를 사용하고 활용하는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그러한 서비스를 구축하고 제공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할 것도 많고 발생하는 유스케이스도 상당히 많다.

아쉽게도 아직은 이러한 것들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모두 자동화 해서 해결하긴 어려운 것 같다. 물론, 사용자 자체가 그에 대한 이해도도 많고 케이스를 다 알아서 아주 스마트하게 대응 할 수 있
다면 지금의 인공지능 서비스도 매우 편리하고 유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비용도 정말 많이 절감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이 광고 하듯이, 우리와 같은 소비자들이 기대하듯이 정말 편리하고 쉽게 모든 서비스 과정이 제공이 되려면 아직 고민해야할 것도, 구축해야할 것도 많이 남은 것 같다.

그리고 자동화 서비스를 통해서 번역을 손쉽게 제공 하려다보니 더 많은 비용이 들어서 내가 당황했던 것 처럼,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도 너무 높은 생산력에 예상치 못한 비용이 들어서 당황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다.

What Are Cloud AI Developer Services? — DevOps Institute
결국 인공지능 시대의 승자는 클라우드 사업자가 되지 않을까..?

요즘 인공지능 관련 뉴스들을 보면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흐름도 인공지능 기반의 멋진 서비스들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중요한 이야기일 것 같다.

결국 우리에게 중요한건 인공지능이 아니라 서비스 품질

언젠가 인공지능 기반의 검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회사를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회사 내부에 50명이 넘는 직원들이 직접 수동으로 검토를 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

” 인공지능 기반으로 진행을 하긴하는데, 그렇게 했을때 책임을 질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1차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튜닝하고 제공하는 쪽에만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어요.

그게 훨씬 저렴 하더라고요. “

그렇다, 결국 품질이 확보가 안되고 문제가 생기면 아직은 사람이 직접 나서서 해결을 하는게 훨씬 직관 적이고, 비용도 저렴하다.

즉 내가 겪었던 일처럼 인공지능이 대응을 못해주자 사람이 나서서 이를 해결하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뭐, 이 문제는 서비스 분야나 수준에 따라서 편차가 클 것 같긴 하지만 결국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시간과 돈을 잃는 피해를 겪기 때문에 소비자가 제대로 잘 알아보고 선택해서 사용을 해야할 것 같다.

아직은 사람이 좀 더 잘 따져보고 선택하고 사용해야 하는 것 같다.

인공지능은 답장을 안해줘도 그만일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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